이번에 소개할 팀은, 발칸반도의 강호 세르비아다. 이번 본선에서 그들이 모습을 드러낸 점이 신기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세르비아’라는 단독 팀으로 출범한 이후 월드컵 본선에는 3회나 진출했지만, 유로에서는 단 한 번도 모습을 못 드러낸 만큼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이번 대회 예선에서 헝가리, 몬테네그로, 리투아니아, 불가리아와 조를 형성해 4승 2무 2패를 기록했고, 조 2위로 기어코 사상 첫 본선 무대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이렇게 세르비아의 첫 유로 본선행을 이끈 감독은 드라간 스토이코비치로, 세르비아 대표팀 이전에 나고야 그램퍼스와 광저우 R&F에서 머문 만큼 대부분의 감독 경력을 아시아 무대에서 소화했다. 그래도 나고야에서 J리그와 J리그 슈퍼컵에서 우승을 거둔 만큼 능력을 인정받았고 결국 그의 나라인 세르비아 대표팀의 지휘봉을 2021년 3월에 잡는데 성공했다. 이곳에서 그는 그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준 것이, 유로 2020 본선 진출에 실패한 세르비아를 수습하다 못해 2022 FIFA 월드컵 예선에서 강호 포르투갈을 제치고 조 1위로 본선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본선에서는 1무 2패로, 전력상 아래인 카메룬에게도 밀려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유로 2024 본선에 사상 첫 안착하는 등 다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 그가 이끄는 세르비아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스토이코비치의 체제하에 스쿼드는 어떻게 구축될까?
공격수
발칸반도의 강호 세르비아의 선봉장 역할을 맡을 선수는, 알 힐랄 소속이자 세르비아의 최다 득점자를 기록하는 등 살아있는 전설인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가 될 것이다. 189cm의 큰 키와 90kg에서 나오는 힘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몸싸움과 공중볼 경합 능력이 강점인 그는 세르비아의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는 주포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표팀에서 57골을 기록해 최다 득점자 기록을 세우고 있는데, 아직 29세인 만큼 자신의 기록 경신을 꾸준히 이룰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그에게 가려져 있지만 수준급의 기량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경쟁자로서의 등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유벤투스 소속의 두산 블라호비치다.
190cm의 큰 키임에도 오히려 미트로비치와는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발재간과 스피드로 득점을 만들어내는 블라호비치는 세르비아에서 미트로비치의 득점 기록을 갈아치울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유벤투스 이적 이후 생각보다 폭발적인 모습은 못 보여주고 있으나 매 시즌마다 두 자릿수 득점은 기록할 만큼 꾸준함은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세르비아에서는 최고의 공격수이지만 미트로비치가 있어 백업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미드필더
두 공격형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것이 유력한데, 이 자리에 나설 선수들은 알 힐랄 소속의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와 페네르바체 소속의 두산 타디치다.
패스, 활동량, 헤더, 몸싸움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가짐과 동시에 약점이 사실상 ‘없음’의 선수인 밀린코비치-사비치는 라치오 시절에 많은 명문팀 관심을 받을 정도로 세르비아의 대표적인 미드필더다. 그래서 알-힐랄로 이적할 당시에도 아깝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는데, 대부분은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하지만 최근 대표팀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이 자리를 소화할 것이 예상된다.
날카로운 왼발 킥과 뛰어난 센스가 장점인 타디치는 한때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약스의 4강 주역을 맡기도 했다. 비록 올해 35세의 나이로 황혼기를 맞이하고 있지만 아직도 세르비아의 주축 공격형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그의 사상 첫 유로 본선 무대를 밟을 것이 유력하다.
주로 더블 볼란치를 구성하지만 확고한 주전을 두지는 않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설 확률이 있는 선수들을 소개하겠다. 그 주인공들은 토리노 소속의 이반 일리치, 풀럼 소속의 사샤 루키치, 세비야 소속의 네마냐 구데이다.
활동량과 적극적인 플레이가 장점인, 박스 투 박스 성향의 미드필더 일리치는 23세의 나이로 아직 어리다. 하지만 2021년부터 뛴 이후 점점 세르비아 중원의 주축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이번 대회부터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우수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공수 균형적인 플레이와 준수한 발기술이 강점인 루키치는 세르비아 대표팀의 연결고리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세르비아의 연결고리 역할을 위해 당연히 선발로 나설 확률이 크다.
뛰어난 신체 조건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수비가 강점인 구데이는 세르비아의 살아있는 전설 미드필더다. 다만 연계 능력이 장점은 아니기 때문에 선발이 아니라면 후반 막판에 잠그는 역할로서 교체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아, 다만 아예 중앙 수비수로 나설 가능성도 크다.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나설 가능성이 있는 구데이를 제외하고, 중앙 수비수로서 기용될 유력한 선수들은, 2022 FIFA 월드컵 당시에도 선발로서 호흡을 맞췄던 피오렌티나 소속의 니콜라 밀렌코비치, 레드불 잘츠부르크 소속의 스트라히냐 파블로비치, 베르더 브레멘 소속의 밀로사 벨코비치다.
밀렌코비치는 195cm의 피지컬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무시무시한 제공권 장악과 몸싸움이 장점이다. 게다가 파이터 성향도 가지고 있는 그는 세르비아 대표팀에서 최고의 중앙 수비수로 전설적인 수비수인 네마냐 비디치의 후계자 중 한 명이다.
쥘레의 관상을 가진 파블로비치는 쥘레처럼 단단한 체격을 가지고 있고 체력까지 좋다. 게다가 거친 플레이를 마다하지 않아 세르비아 중앙 수비의 파이터 중 하나를 담당하고 있다.
베르더 브레멘의 낭만이자 부주장이기도 한 벨코비치는 우수한 킥과 헤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밀렌코비치, 파블로비치와 함께 파이터 수비 트리오를 형성하고 있다.
주전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나설 선수는 PAOK 소속의 안드리야 지프코비치가 유력하다. 준수한 활동량과 양발을 잘 사용하는 등 자유자재의 윙어인 그는, 드리블이 특출나지는 않다. 하지만 다재다능한 장점 때문에 세르비아 대표팀에서는 쓰리백의 우측면 수비수로 기용된다.
좀 더 라인을 올리거나 공격적으로 진행할 시, 마요르카 소속의 네마냐 라도니치가 지프코비치의 자리에 기용될 것이다. 탁월한 드리블과 센스, 준수한 스피드가 장점인 그는 윙어 중에서도 전형적인 윙어 스타일이다. 다만 스토이코비치 감독이 쓰리백을 주로 펼치고 윙어는 기용하지 않는 만큼 기용될 확률은 극히 적지만, 공격적인 전술을 펼칠 때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선발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나설 선수는, 유벤투스 소속의 필립 코스티치다. 킥, 활동량, 센스 모두 겸비한 그는 미드필더에 가까운 선수다. 하지만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시절이나 대표팀에서나 측면 수비수로서 포텐이 터진 만큼, 그리고 대표팀에서는 부동의 주전 측면 수비수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이 자리에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마침 쓰리백 전용의 측면 수비수라고도 할 수 있어 가장 적합하다고 표현할 수 있다.
골키퍼
이번 대회에서 세르비아의 골문을 지킬 선수는, 토리노 소속의 바냐 밀린코비치-사비치다. 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세르비아의 에이스인 세르게이의 동생으로도 유명한 그는 판단력과 안정감이 장점이다. 게다가 준수한 반응속도까지 가지고 있어 주전 골키퍼로서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다.
다만 이번 시즌을 한정한다면 그가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크다. 바로 첼시 소속의 조르제 페트로비치다. 195cm의 장신과 무시무시한 반응 속도를 이용한 세이브가 강점인 그는 원래 백업 골키퍼로서 첼시에 영입되었으나, 기존 주전 골키퍼인 로베르토 산체스의 부상과 부진이 겹쳐 기회를 잡게 되었고 그 기회 속에서 무시무시한 활약을 펼쳐 주전 골키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발밑, 공중볼 처리 능력 등 보완할 부분은 있지만 잠재 능력을 보아 차세대 세르비아 주전 골키퍼가 될 가능성이 다분한데, 이번 시즌 폼을 보아 하면 밀린코비치-사비치를 밀어내고 주전으로 대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3-4-2-1 또는 3-4-1-2 포메이션이 유력하다. 세르비아 대표팀 스쿼드의 상황과 맞물렸다고 할 수 있는데, 차근차근 설명하겠다. 일단 최전방이나 공격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공격진은 미트로비치, 블라호비치, 밀린코비치-사비치, 타디치 등 수준급 이상의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정작 윙어 부문은 취약하다.
또한 중앙 수비수 라인업은 괜찮지만 전문 측면 수비수(쓰리백용 X) 부분이 취약하고, 오히려 코스티치, 지프코비치, 라도니치 등 쓰리백 전용 측면 수비수가 즐비한 상황이다. 물론 스토이코비치 감독이 쓰리백을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세르비아 대표팀 스쿼드를 보아도 이 포메이션이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세르비아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을지가 ‘주목점’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단 한 번도 메이저 대회에서 조별예선을 통과한 역사가 없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유로 대회는 성적에 따라 조 3위까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고, 같은 조에 잉글랜드를 제외하면 어떻게든 해 볼 만한 상대들이다.
게다가 2010 FIFA 월드컵에서는 독일을, 2022 FIFA 월드컵 예선에서는 포르투갈을 잡았던 경험이 있는 만큼 ‘자이언트 킬러’ 면모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잉글랜드도 그들을 상대할 때 긴장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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