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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SJ의 2020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리뷰 수원삼성편 : 고생했다, 수원삼성

by 황선재유나이티드 2020.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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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AFC 공식 홈페이지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수원 삼성의 2020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시작은 매우 험난했다. 같은 조에 광저우 에버그란데를 제외하면 해볼 만하다는 예상을 깨고 빗셀 고베전에 1-0 패배, 조호르 다룰전에 2-1 패배 등 2연패를 했기 때문이다.

이후 코로나 19 펜대믹으로 인해 잠정 중단되었다가 다시 재개했지만 조호르 다룰전 취소를 제외하고는 부정적인 분위기였다. 왜냐하면 리그에서는 강등권 싸움을 했을 정도로 부진했다가 이미 빗셀 고베전에서는 한 차례 패배, 그리고 아시아의 강팀인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같은 조에 속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더 악재였던 것이, 팀의 외국인 선수들이자 주축이었던 아담 타가트, 테리 안토니스, 도닐 헨리가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되어 국내 선수로만 선수진을 구성해 AFC 챔피언스리그를 나섰다. 게다가 첫 경기 상대는 광저우 에버그란데, 많은 팬들의 예상은 ‘불 보듯 뻔해.’였다.

사진 출처 - AFC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불 보듯 뻔해.’가 아니었다. 수원 삼성은 경기 내내 최전방 공격수를 내세우지 않았음에도 광저우의 골대를 두들겼다. 아쉽게도 골을 안 나왔지만 그래도 다음 경기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사진 출처 - AFC 공식 홈페이지

게다가 이후 빗셀 고베와 광저우와의 2연전에서 서로 1승 1패를 기록하는 등 서로 치고 박는 결과가 나와 수원 삼성의 16강행 불씨는 점점 살아났다. 그리고 광저우와의 2번째 경기, 수원 삼성이 저번 경기처럼 두들긴 결과 결국 임상협의 선제골이 나왔다. 드디어 득점을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후 웨이 시하오의 동점골이 나왔고 결국 1-1 무승부로 종료되었다. 이제 남은 희망은 빗셀 고베전 2점차 이상 승리 시나리오였다.

사진 출처 - AFC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빗셀 고베는 이 대회에서 광저우를 상대로 3-1로 승리한 전적도 있고 심지어 코로나 19로 인해 중단하기 전에 열렸던,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이미 1-0으로 승리해 과연 여기서 기적을 보여줄지 의문이었다. 그래도 수원 삼성 당시 선수진에 비해 수고했다고 말할 준비를 했던 참이다.

그런데 그 기적이 일어났다. 후반전에 김건희의 헤더 선제골이 터졌고 이후 페널티킥을 얻고 난 후 그 페널티킥을 임상협이 침착하게 마무리해 그렇게 2-0 결과를 만들어냈고 그렇게 수원 삼성은 득실차 우세로 16강에 진출했다. 정말 만화와도 같은 장면이었다.

사진 출처 - AFC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16강 상대는 요코하마 F. 마리노스. 잠시 그들을 설명하자면, 저번 시즌에 J리그1 우승을 당당히 차지했고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전북 현대, 상하이 SIPG 등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한 무시무시한 팀이었다.

게다가 이 팀에는 지난 시즌 득점왕 출신인 나카가와 테루히토를 비롯해 마르코스 주니오르, 에리크 리마 등 막강한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었고 심지어 티라톤 분마탄이라는, 태국 부동의 측면수비수도 있었다. 수원 삼성의 기적의 끝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경기 초반만 해도 그런 예상은 빗나가지 않은 것 같았다. 에리크 리마의 선제골이 나왔고 그렇게 0-1로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하지만 수원 삼성의 투지는 여기서 끝맺을 수 없었다.

후반전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나왔는지 수원 삼성은 요코하마의 골문을 두들기기 시작했고 김태환, 김민우, 한석종의 연속골이 나와 그대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아두 오나이우의 만회골이 나왔지만 다시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고 그대로 3-2로 경기가 끝나 수원 삼성이 8강에 진출했다.

사진 출처 - AFC 공식 홈페이지

게다가 상대는 이미 한 번 승리를 한 경험이 있는 빗셀 고베. 왠지 수원 삼성이 잘하면 우승까지 가능할 것 같았다. 전반전 7분에 박상혁이 헤더 선제골을 넣었을 때만 해도 그러한 느낌은 없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38분에 김태환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한 것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쿄고 후루하시의 동점골이 나왔다.

이제 수원 삼성의 기적이 진짜 사라지는 듯 했다. 하지만 수원 삼성은 포기하지 않았다. 수적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수원 삼성은 오히려 빗셀 고베의 골문을 두들기는 등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망의 승부차기. 8강에서의 승부차기하면 2016시즌 FA컵 성남전, 2018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전북현대전 등등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수원 삼성이었기에 왠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빗셀 고베도 승리가 절실했는지 각각 5번을 차도 승부가 안 났고 심지어 한 명씩 더 찼는데도 승부가 갈리지 않았다.

그러다 7번째 키커로서 장호익이 나왔다. 그런데 운을 다 써버린 것일까? 장호익의 슛은 골대를 맞았고 그대로 골대 밖으로 나갔다. 절망적인 순간이었다.

그리고 고베의 7번째 키커가 나왔다. 여기서 막으면 다시 기적의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7번째 키커인 노리아키 후지모토는 깔끔하게 양형모를 속여 넣었고 그대로 경기는 빗셀 고베의 승리로 끝났다. 그렇게 수원 삼성의 2020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최종 성적은 8강이었다.

사진 출처 - AFC 공식 홈페이지

여기서 평가를 하자면, 솔직히 그래도 매우 잘했다. 일단 첫 번째로 8강이라는 성적 자체가 절대 욕할 수 없는 성적 이상으로 아시아에서 적어도 8위 안에 드는 성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잘한 성적이다.

두 번째는 외국인 이상으로 팀의 주축이었던 타가트, 안토니스, 헨리가 빠졌음에도 투지 하나로 이러한 성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전술적인 작용도 컸지만.

세 번째는 다른 팀들과 다르게 이번 대회 4강에 진출한 빗셀 고베, 이번 대회 우승후보였던 광저우 에버그란데와 속하고 16강에서도 강하다고 평가받은 요코하마를 꺾고 이룬 성적이다. 이 대회에서 전북 현대와 FC 서울 같은 강팀들도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점과 대비하면 확실히 대박으로 잘한 것이다.

그래서 결국 8강에 그쳤다 하더라도 그들에게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오랜만에 그들의 투지를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정말 고생했고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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