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팀은 슬로바키아다. 이 팀은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에는 나름 유럽의 강호였던 것이, 월드컵에서는 1934년, 1962년 대회에서 준우승, 유로에서는 1976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분리한 이후 메이저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월드컵 본선 진출은 단 1회에 그쳤으며 유로 또한 2회 진출, 그것도 최근에 열린 2016년과 2020년이 전부였다.
그렇지만 유로 2020을 제외하면 메이저 대회에 나갈 때마다 16강에 안착하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특히 2010 FIFA 월드컵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이탈리아를 격파하고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이번 대회 예선에서도 룩셈부르크, 아이슬란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리히텐슈타인를 제치고, 포르투갈에 뒤이어 7승 1무 2패 조 2위로 자력 본선 진출을 완성시키며 다시 한번 더 본선 무대를 밟을 예정이다.
그들의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의 프란체스코 칼초나로, 특이하게 위기의 나폴리 감독직도 겸직하고 있는 감독이다. 참고로 줄곧 수석코치직만 맡다가 2022년 8월에 슬로바키아 대표팀 감독직을 맡은 것이 그의 첫 감독 경력 시작인데, 슬로바키아 대표팀을 유로 본선에 올리고 나폴리를 이끌고 중간에 합류했음에도 FC 바르셀로나와 무승부, 유벤투스에 2-1 승리 등 신입 감독치고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향후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감독이다.
그렇다면 그의 첫 감독 인생 메이저 대회에서 선보일, 슬로바키아의 유로 2024 스쿼드는 어떻게 구성될까?
공격수
슬로바키아의 선봉장, 즉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데, 그 주인공들은 두클라 반스카비스트라 소속의 로베르트 폴리에브카와 보아비스타 소속의 로베르트 보제니크다.
뛰어난 슈팅과 연계 능력으로 만들어내는 득점의 우수함을 가지고 있는 폴리에브카는 현 소속팀에서 145경기 77골을 기록하는 만큼 리그를 제대로 폭격하고 있어 ‘슬로바키아 폭격기’로서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국제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국내용’이라는 느낌이 다분해 주전을 100% 보장받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우수한 위치 선정과 침투, 그리고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골 결정력이 장점인 그는 슬로바키아의 대표하는 왼발 공격수다. 게다가 유로 예선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결정적인 동점골을 넣어 팀이 역전을 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등 클러치의 능력도 어느 정도 있어 본선에서는 그가 선발로 나설 확률이 좀 더 크다.
윙어 자리가 고정된 선수가 없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데, 그 주인공들은 엘라스 베로나 소속의 토마시 수슬로우, 슬라비아 프라하 소속의 이반 슈란츠, 스파르타 프라하 소속의 루카시 하라슬린, 시드니 FC 소속의 로베르트 마크이다.
우수한 드리블과 날카롭고 창의적인 양발 킥이 장점인 수슬로우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압박해 공을 탈취하는 만큼 성실함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그래서 ‘슬로바키아의 다비드 실바’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는 전술적인 이점이 큰 선수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득점을 주로 만들어내는 슈란츠는 최전방 공격수로서도 플레이할 수 있어 멀티 포지셔닝이 가능한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대표팀에서는 윙어로 자주 기용되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이 자리에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저돌적인 드리블과 우수한 연계 능력이 장점인 하라슬린은 스파르타 프라하의 에이스다. 게다가 슬로바키아 대표팀에서도 2019년에 데뷔해 29경기 5골을 기록하는 등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우수한 드리블, 슈팅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게임을 좋아하는 초등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이름을 가진 마크는 오랜 기간 대표팀에서 뛴 만큼 주축 중의 주축 윙어다. 하지만 33세의 나이로 황혼기를 바라보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에이징 커브가 왔지만 풍부한 경험도 있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다분한 선수다.
미드필더
중원의 중앙 미드필더로서 역할을 소화할 선수는, 한때 김민재와 한솥밥을 먹었던, 나폴리의 중원 사령탑 스타니슬라우 로보트카다. 한국의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그는 패스를 통한 중원 조율 중심의 플레이를 하는, 레지스타 유형의 선수다. 지난 시즌 체중을 감량해 스피드를 올리며 팀이 오랜만에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공을 세운 만큼 나폴리의 핵심인 그는 당연히 대표팀에서도 핵심이기 때문에 전 경기 선발이 보장된 선수라고 표현할 수 있다.
로보트카를 지원할, 양 메짤라로 나설 선수들은 슬로반 브라티슬라바 소속의 유라이 쿠츠카, 엘라스 베로나 소속의 온드레이 두다, 함부르크 소속의 라슬로 베네시다.
투쟁적인, 전형적인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이지만 패스도 우수한 쿠츠카는 슬로바키아의 핵심 미드필더다. 게다가 한때 AC 밀란, 왓포드 등 상위리그도 경험한 선수인 만큼 여러 면에서 팀에게 도움이 클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우수한 패스, 크로스, 침투 능력을 가지고 있는 두다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다. 그래서 수비적인 유형의 로보트카와 쿠츠카가 선발될 시에 필수적으로 나설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우수한 킥 능력으로 함부르크의 프리킥, 페널티킥 전담 키커이기도 한 베네시는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 그래서 그도 로보트카, 쿠츠카가 함께 선발될 시에 두다와 경쟁을 할 것이나, 좀 더 공격적인 전술을 펼칠 때 두다와 양 측면에서 활약할 확률이 높다.
수비수
왼쪽 중앙 수비수 자리를 맡을 선수는 슬로바키아의 최고 스타인, 파리 생제르맹 내의 밀란, 밀란 슈크리니아르다. 공중볼 경합과 발밑 능력을 제외하고 모든 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는 슈크리니아르는 이강인과 한솥밥을 먹고 있기도 하다. 슬로바키아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이자 주장이기 때문에 그가 유로 본선에서 빠지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큰 부상을 당한 상태이기 때문에 본선에 못 나올 수도 있다.
슈크리니아르와 호흡을 이루기 위해 경쟁하거나, 어쩌면 슈크리니아르가 부상으로 본선에 못 나올 경우 서로 호흡을 맞출 중앙 수비수들은 살레르니타나 소속의 노르베르트 죔베르, 쾨벤하운 소속의 데니스 바브로, 칼리아리 소속의 아담 오베르트다.
우수한 발밑과 태클 능력이 장점인 죔베르는 슈크리니아르만큼은 아니지만 현재 슬로바키아 대표팀의 핵심 수비수다. 다만 완전한 자리를 보장받은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판단력에서 비롯되는 길목 차단 능력과 강력한 킥이 장점인 바브로는 쾨벤하운의 핵심 수비수다. 게다가 그 킥으로 만들어내는 중거리 슛이 일품이기도 해 슛을 많이 차야하는, 공격적인 전술을 펼칠 때 그를 기용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다만 죔베르도 공격 면에서 장점이 있어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다.
슬로바키아의 초신성인 오베르트는 2021년에 프로 데뷔를 한 만큼 아직까지 경험이 부족한 선수다. 하지만 지난 3월에 열린, A매치 2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슈크리니아르 대신에 모두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한 만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어 슈크리니아르가 못 나선다면 왼쪽 중앙 수비수로서 이번 대회에서 그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자리를 소화할 선수는 헤르타 베를린 소속의 페테르 페카리크다. 현재까지 대표팀 소속으로 124경기를 소화해, 최다 출장자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슬로바키아 대표팀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현 주전조에서 유일하게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다. 다만 올해 37세로 이미 황혼기에 접어들고 은퇴를 바라보는 선수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그의 마지막 유로 본선을 불태울 가능성이 크다.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를 차지할 선수는 페예노르트 소속의 다비드 한츠코다. 빠른 스피드, 날카로운 킥, 우수한 태클 능력이 장점인 그는 원래 중앙 수비수다. 하지만 대표팀에서는 붙박이 왼쪽 측면 수비수를 소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당연히 이 자리에서 뛸 것이다.
골키퍼
이번 대회에서 슬로바키아의 골문을 지킬, 수문장 역할을 맡을 선수는 뉴캐슬 소속의 마르틴 두브라우카다. 미쳤다고 생각할 정도의 무시무시한 반응 속도와 판단 능력, 심지어 후방 연계 능력까지 갖춘,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탑 급의 기량이라고 평가를 받는 그는 슬로바키아 대표팀에서도 감히 대적할 자가 없다. 안정감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의 기량 때문에라도 이번 대회에서 그가 선발 골키퍼가 아니라는 예상은 해가 당장 내일 서쪽에서 뜬다고 예상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4-3-3 포메이션을 펼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로보트카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중앙에서 단독으로 배치하고 양 메짤라를 배치하는 것이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두다와 베네시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소화할 수 있음에도 이번 대회에서 그 자리를 소화할 확률은 극히 낮다.
사실 다음 라운드 진출이 높은 팀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인 벨기에와 준척급의 다크호스인 우크라이나가 포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전력상 한 수 아래인 루마니아를 확실히 잡는다면, 그리고 그들이 지금까지 메이저 대회에서 보여준 토너먼트 진출 저력을 보면, 이번 대회에서 무작정 다음 라운드 진출이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다음 라운드 진출이 높은 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낮은 팀도 아니라고 예상을 할 수 있다. 다만 조금 더 말하자면, 현재 최전방 공격수들의 국제무대 기량이 좋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득점 부분에서 큰 기대를 걸기에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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