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셀 고베의 첫 AFC 챔피언스리그. 대회 참여만 해도 큰 의미가 있었다.
그도 그런 것이, 그들은 이 대회 전까지 단 한 번도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한 경험이 아예 없었다. 그러나 첫 참가에다가 리그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인지 그들을 기대한 축구 팬들은 적었다.
하지만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중단하기 전까지 그들의 예상을 뒤엎고 싶다고 포고하듯이, 조호르 다룰을 상대로 5-1 대승을 거두더니 난적으로 예상했던 수원 삼성을 상대로 1-0으로 승리를 했다. 그러나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대회가 중단되었고 재개되었을 때 그들은 리그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다시 기대하는 팬들이 적어졌다.
하지만 상대는 상하이 SIPG. 여기서 빗셀 고베의 챔피언스리그 동행은 끝이라고 대부분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빗셀 고베는 상하이 SIPG를 일방적으로 압도했고 이니에스타와 니시의 골로 2-0 승리를 해 8강으로 진출했다. 정말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올라간 8강. 게다가 이 상황에서 더 재미있는 건 그 8강 상대가 같은 조에 속했고 이번 대회 기적의 주인공이라 함께 불렸던 수원 삼성이었다. 과연 기적의 연장은 누가 할지 집중이 모아지는 경기였다.
그렇게 시작한 경기. 선제골은 수원 삼성의 박상혁 헤더에서 나왔다. 하지만 경기는 허무하게 끝나길 신이 원치 않았는가. 수원 삼성의 김태환이 퇴장을 당했고 곧바로 쿄고의 동점골이 나왔다.
지난 수원 삼성과의 조별예선 첫 번째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어 수원 삼성을 무너뜨린 장본인이었다. 하지만 수원 삼성도 분위기를 쉽게 안 내주었고 결국 연장전이 끝날 때가지 투쟁과 투쟁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가 시작되었다.
각 키커 5명은 모두 골을 성공시켰고 서든데스 방식의 시작인 6번째 키커들도 각각 성공시켰다. 그리고 운명의 수원 삼성 7번째 키커 장호익. 하지만 결국 기적의 신은 빗셀 고베 편이었던가. 그는 실축했고 이후 노리아키 후지모토가 성공시켜 그대로 경기는 7-6으로 빗셀 고베의 4강행이 결정되었다.
그렇게 기적의 신은 빗셀 고베의 편이었고 첫 대회에서 4강이라는 기쁨을 만끽했다. 이대로라면 내친 김에 첫 대회에서 우승이라는 시나리오까지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상대는 이번 대회 강적인 울산 현대. 게다가 그들은 4강까지 올라오면서 FC 도쿄전을 제외하고 단 한 번의 패배는커녕 무승부도 기록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울산 현대가 쉽게 이기고 빗셀 고베의 기적은 그렇게 끝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오히려 선제골은 빗셀 고베의 야마구치 호타루가 넣었다. 시종일관 울산이 압도적인 경기를 보여주었기에 정말 놀라운 순간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비욘 존슨이 동점골을 넣었고 그렇게 다시 한 번 연장전이 되었다.
연장전에서도 울산 현대의 총공세가 시작되었지만 그때마다 골키퍼 다이야 마에카와의 선방쇼가 빛났고 오히려 연장 후반에서 빗셀 고베의 결승골 기회가 왔다. 울산의 수비진에서 패스 미스가 나왔고 그렇게 골키퍼와 이대일 상황이 나왔다.
하지만 기적의 신은 더이상 빗셀 고베의 편이 아니었던가. 더글라스는 일대일 상황에서 쿄고에게 패스해버리는 어이없는 판단을 해버렸고 그렇게 울산 입장에서는 아찔한 상황이 넘어갔다. 그리고 결승골의 기회는 되려 울산에게 넘어왔다.
페널티 에어라인 안에서 경기 내내 선방쇼를 보여주었던 마에카와가 공중볼을 놓치는 실수를 한 것이고 그 공을 잡으려다 울산의 선수를 넘어뜨렸다. 반칙이었고 페널티킥이 선언되었다. 이후 키커로 나선 주니오가 깔끔하게 넣었고 그렇게 경기는 2-1 울산의 승리로 끝나 그렇게 빗셀 고베의 챔피언스리그 여정은 4강으로 마무리되었다.
평가를 하자면, 4강이라는 성적만으로도 대단한데 문제는 그 성적을 J리그 소속 팀 중에서 가장 기대하지 않은 팀이 냈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2019시즌는 8위를 기록했고(일왕배 우승팀 자격으로 대회 참가) 이번 시즌인 2020시즌에도 14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즌 중간에 토르스텐 핑크 감독이 떠나는 등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수원 삼성처럼 모두의 예상을 깨고 엄청난 선전 이상으로 대단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심지어 특히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쿄고 후루하시와 다이야 마에카와의 활약이었다. 다들 빗셀 고베하면 이니에스타나 베르마엘렌을 생각했지 그들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쿄고는 대회에서 3골이나 넣는 기염을 토했고 마에카와는 시즌 초만 해도 후보 골키퍼였는데 이 대회에서는 가장 빛나는 골키퍼 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두 선수의 활약은 대단했고 스포라이트를 불러 일으킬만했다.
뭐든지 뚜껑을 까봐야 안다는 말이 있다. 빗셀 고베가 딱 그런 팀이었다.
그래서 결론은 칭찬을 많이, 아주 많이 해주고 싶다. 더불어 다음에도 참가를 한다면 이러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팀이다.
아, 참고로 작성자 본인은 지난해 초에 빗셀 고베가 한국에 왔을 때 여러 선수들에게 사인받고 사진도 찍는 등 내 입장에서는 막대한 팬서비스를 받았기 때문에 그들도 응원했고 기적이라 불리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 좋은 감정을 가지고 썼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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