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시즌 J리그1 챔피언 요코하마 F. 마리노스. 그 타이틀 자격으로 참가한 2020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그들은 아시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같은 조에는 전북 현대, 상하이 SIPG, 시드니 FC 등 각 나라의 강팀들이 즐비하는, 즉 ‘죽음의 조’에 편성되어 한편으로는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첫 경기인 전북 현대 원정에서 2-1로 승리를 하더니 홈에서 열린 시드니와의 2차전에서는 4-0으로 대파해 대회에서 동아시아 팀들 중에서 가장 좋은 출발을 했다.
이후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중단했다가 다시 재개한 첫 경기인 상하이 SIPG전, 그들만 넘으면 16강은 사실상 청색 불빛이었다. 그러나 상하이는 헐크, 오스카, 아르나우토비치, 무이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즐비했기 때문에 과연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경기 내내 상하이를 압도해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골은 아쉽게 들어가지 않았고 되려 상하이의 페널티킥 기회가 왔다. 아쉽게 결승골을 내주고 지는 시나리오가 예상되었는데, 신예 골키퍼인 오비 파월 오빈나가 오스카의 페널티킥을 선방해냈고 심지어 이후 분위기를 모아 아마노 준의 만화같은 극적인 결승골이 나와 그대로 1-0으로 승리했다.
이후 상하이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패배했지만, 전북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경기 내내 압도하며 티라톤 분마탄, 마르코스 주니오, 나카가와의 연속 골이 나왔고 심지어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 송범근 골키퍼의 자책골까지 나와 4-1로 대승을 거둬 16강 진출을 확정시켰다. 이후 시드니를 상대로 1-1 무승부를 했지만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시킨 후에 치러진 경기였기 때문에 크게 의미는 없었다.
그렇게 4승 1무 1패, 심지어 골 수는 13골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준 요코하마 F. 마리노스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분위기가 좋았고 사고를 칠 것만 같았다. 게다가 16강 상대는 기적을 보여주고 있는 수원 삼성이었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이 시즌에 요코하마보다 약팀이었기 때문에 다음 라운드를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경기가 시작하고 난 후 에리크 리마의 선제골이 나올 때만 해도 요코하마는 다음 라운드의 직행 티켓을 여유있게 예약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후반전에 김태환의 동점골이 나오더니, 김민우의 역전골이 나왔다.
허탈했던 요코하마. 그러나 그 허탈함을 만회할 기회가 생기려고 할 때 한석종의 중장거리 원더골이 나왔고 이후 아두 오나이우의 만회골이 있었지만 경기는 뒤집지 못하고 2-3으로 패배해 그들의 2020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동행은 끝났다.
평가를 하자면, 매우 아쉽다. 왜냐하면 동아시아 팀들 중에서 가장 분위기가 좋았고 조별예선에서만 13골을 넣는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보여 그들을 이길 팀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하이전에서 보여준 경기는 만화같은 것 이상으로 실제로 일본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경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신예 골키퍼의 상대팀 에이스 페널티킥 선방, 그리고 이후 요코하마의 공격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나카가와가 슛을 찼지만 그 슛을 골키퍼인 천 웨이가 막았는데 그 나온 공을 아마노가 차 극적으로 넣은 결승골이라는 영화같은 시나리오가 실제로 일어났다.
심지어 그들의 이 대회 참가 자격인 2019 J리그1 우승, 이 과정 자체도 매우 극적으로 이루어진 과정이었기 때문에 그들이 만약 2020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올라갔으면 아마 매우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만화같았던 그들의 챔피언스리그 이야기는 더 만화같았던 수원 삼성에게 패배해 16강에서 끝났고 그렇기 때문에 매우 아쉬웠다.
그래도 나는 경기를 잘했던 것 이상으로 화끈한 모습으로 축구팬들을 재미있게 만든 요코하마를 한편으로 수고했다고도 말하고 싶다. 게다가 이 대회에서는 신예 골키퍼인 오비 파월 오빈나를 아시아에 알리는 대회였기 때문에 이런 대본도 추가된 이야기였기 때문에 나름 만족한다. 별점을 준다면 5점 만점에 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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