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팀은 ‘메히꼬(멕시코의 모국어인 스페인어식으로 읽을 때 나는 소리)’, 멕시코다. 이 팀은 북중미의 강호이자 월드컵 본선의 단골이다. 그도 그럴 것이 CONCACAF 골드컵에서는 11번이나 우승할 정도로 굉장한 강세를 보였고, 월드컵도 이번 대회 포함 17회나 진출했다. 다만 그들은 웃긴 징크스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바로 1994 FIFA 월드컵부터 지난 대회까지 7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문제는 매번 그 자리에서 멈춘다는 것이다.
물론 16강에 진출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칭찬받을만할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어쩌면 답답한 징크스일 것이다. 어쨌든 북중미의 강호이기도 한 그들은 지난 대회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을 1-0으로 잡는 등 대회마다 재밌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 월드컵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팀이기도 하다. 다만 최근 은근히 예전보다는 북중미에서 덜 앞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한동안 라이벌이었지만 자주 이겼던 미국에 패하거나 무승부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그래도 이번 대회 굉장히 매력적인 팀에는 변함이 없는데, 이 팀의 감독은 헤라르도 마르티노다. 그는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파라과이를 이끌고 2010 FIFA 월드컵 8강, 2011 코파 아메리카 준우승을 달성했고, 아르헨티나 대표팀 당시에는 2015, 2016 코파 아메리카 연속 준우승. 2018시즌에는 애틀랜타 유나이티드를 이끌고 MLS 컵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능력이 우수한 감독이다. 물론 아르헨티나를 이끌고 두 코파 아메리카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비아냥댈 수 있지만, 모두 결승전에서의 승부차기로 인한 준우승이였고 이후 아르헨티나가 남미 예선에서의 졸전 끝에 2018 월드컵에 나가고 그곳에서도 졸전 끝에 전 월드컵(준우승)과 다르게 16강에서 대회 여정을 마무리한 점을 본다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는 2019년 1월에 멕시코 감독에 부임한 이후 열린 2019 골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바로 멕시코 경력의 첫 해를 황금빛으로 물들였다. 그래서 비록 지난 해에 열린 골드컵에서는 결승전에서 미국에 0-1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그가 감독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기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2018 월드컵 당시 감독이었던 후안 오소리오에 비해 어려운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 부재는 그의 최대 단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그럼 이제 선수진을 분석하겠다.
공격수
역시 이번 대회에서도 멕시코의 주포, 즉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매김할 선수는 라울 히메네즈라고 생각한다. 그는 황희찬과 같은, 울버햄튼 소속으로 발기술이 굉장히 우수하고 위치 선정이 뛰어나며 패스가 준수하다. 그래서 지난 시즌 드리블로 많은 수비진을 뚫은 후 황희찬에게 패스해 골을 도운 장면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한 그는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축구 금메달 등 멕시코의 살아있는 역사이기도 한데, 2020-21시즌에 당한 두개골 부상 때문에 폼이 많이 죽긴 했다. 그래도 2022년에 6경기 출전 2골을 넣을 정도로 다시 감각을 회복하고 있을뿐더러 멕시코의 주포는 사실상 그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멕시코는 다양하게 윙어를 기용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그 자리의 주인공들은 이르빙 로사노, 알렉시스 베가, 헤수스 코로나, 그리고 유리엘 안투나다.
로사노는 나폴리 소속으로 기술이 굉장히 우수하고 슈팅이 좋다. 참고로 2018 FIFA 월드컵 독일과의 경기에서의 결승골 주인공으로도 유명한데 다만 기복이 있으나 좌우 윙어 전부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어 대회에서도 감독 입장에서도 매력적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네 명의 윙어 중에서 기용될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이다.
한 휴대폰 브랜드가 생각나는 성인 베가는 과달라하라 소속으로 멕시코의 떠오르는 드리블 신성인데 굉장히 발기술이 뛰어나다. 그래서 2019년에 대표팀에 데뷔한 이후 올해 9경기 출장으로 그의 커리어 사상 가장 많은 국가대표팀 출장을 하고 있을 정도로 마르티노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어 월드컵에서도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 선발 출장이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기용될 확률은 ‘무조건’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 주역인 골키퍼와 같은 이름인 코로나는 세비야 소속으로 발기술이 굉장히 우수하고 크로스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라이트백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는 그는 일단 대회에서는 윙어로 기용될 확률이 좀 더 크지만 전술 변동에 따라 라이트백도 소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 마디로 ‘숨겨진 카드’라는 것이다.
안투나는 크루즈 아줄 소속으로 스피드가 굉장히 빠르고 발기술도 우수한, 멕시코의 슈퍼 테크니컬이다. 그도 베가와 같은, 2019년에 멕시코 대표팀에 데뷔했는데 2021년에 11경기나 뛰고 올해도 8경기나 뛸 정도로 이제는 멕시코 대표팀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해 이번 대회에서도 필히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드필더
마르티노는 다양한 미드필더를 선발로 내세우는데, 이 자리에 선발될 선수들은 엑토르 에레라, 안드레스 과르다도, 카를로스 로드리게스, 에드손 알바레즈, 그리고 루이스 로모다.
아틀레틱 빌바오의 안데르 에레라와 같은 성으로도 유명한, 에레라는 휴스턴 디나모 소속으로 박스 투 박스 유형의 미드필더답게 활동량이 왕성하고 중원 조율 능력이 우수하며 발기술도 준수하고 패스도 날카롭다. 게다가 미드필더 한정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그인데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 주역인 만큼 멕시코의 살아있는 전설이라 할 수 있다. 어쨌든 그런 그는 지금도 멕시코 중원의 핵심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번 대회에서 선발로 나설 것이다.
굉장히 옛날에도 본 것 같은 과르다도는 레알 베티스 소속으로 축구 지능이 뛰어나고 왼발 킥이 날카롭다. 게다가 멕시코의 히카르도 굴라트라고 할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중앙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윙어와 풀백까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적폐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는 현재 36세로 선수 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도 멕시코의 핵심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선발로 나설 것이다.
로드리게스는 크루즈 아줄 소속으로 발기술이 우수하고 중원 조율이 뛰어나며 판단력이 준수하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형들과 나이 차가 남에도 불구하고 2021년엔 10경기, 올해는 9경기에 출장할 정도로 자리를 잡아 이번 대회에서도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소속팀 아약스의 신성이기도 한 알바레즈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수비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연계 능력도 준수하며 은근히 득점 능력도 있어 가끔 득점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멕시코의 수비형 미드필더 중에서도 최고의 재능일뿐더러 24세임에도 벌써 58경기나 출장할 정도로 핵심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무조건 기용될 것이다.
로모는 몬테레이 소속으로 발기술이 우수하고 킥이 날카롭다. 게다가 작년에 열렸던,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부문에서 전경기 출장해 동메달을 달성하는데 기여했던 경력도 있는데, 2021년에는 12경기, 올해는 8경기에 출장할 만큼 마르티노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
수비수
마르티노 감독은 중앙 수비수를 두 명 배치하지만, 조합은 굉장히 다양하게 가져가는데 이 자리에 기용될 선수들은 네스토르 아라우호, 세자르 몬테스, 그리고 엑토르 모레노다.
아라우호는 아메리카 소속으로 집중력이 우수하고 판단력이 좋다. 한때 스페인의 셀타 비고에서 뛰어 유럽 무대 경험도 보유하고 있는 그는 멕시코에서는 핵심 수비수이기 때문에 사실 기용될 확률이 높지만 최근 부상 빈도가 잦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될 것이다.
몬테스는 몬테레이 소속으로 신체 조건이 좋고 집중력이 우수하며 태클 능력이 뛰어나고 연계 능력도 준수하다. 게다가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주역이기도 한데 스피드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지만 올해 10경기나 뛸 정도로 대표팀의 핵심 수비수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바스케스는 크레모네세 소속으로 태클 능력이 우수하고 스피드가 빠르며 지능적이다. 게다가 몬테스와 함께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동메달 주역이기도 한데 2021-22시즌에 제노아 소속으로 30경기나 출장할 정도로 유럽 무대에서 자리를 잡기도 했다. 그래서 그의 장점도 있고 올해 겨우 2경기만을 출전했지만 아라우호의 부상 빈도와 몬테스와의 조합을 고려한다면 월드컵에서 모습을 드러낼 확률이 있다.
PSV, AS 로마,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뛰어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모레노는 현재 몬테레이 소속으로 판단력이 굉장히 우수하고 신체 조건도 준수하며 공격적인 재능도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라파엘 마르케즈 다음으로 멕시코에서 역사를 써가고 있는 수비수이지만, 현재 34세로 적지 않은 나이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 무대가 그에게 마지막 무대가 될 확률이 크다. 물론 앞서 언급한 그의 선배 선례를 보면 다음 월드컵에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오른쪽 풀백 자리를 두고 경쟁을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 주인공은 호르헤 산체스와 케빈 알바레스다.
산체스는 아약스 소속으로 스피드가 빠르고 태클 능력이 우수하며 발기술이 뛰어나다. 게다가 2019년에 A매치 데뷔한 이후 마르티노의 신임을 받고 있어 이번 대회에서 어쩌면 경쟁에 좀 더 우위에 있는 선수다.
그러나 알바레스가 있어 대회에서 확실하게 선발로 나선다고 보장하진 못하는데, 알바레스는 파추카 소속으로 스피드가 빠르고 발기술이 준수하다. 물론 산체스보다 경쟁 부문에서 조금 뒤처지긴 하는데, 올해 5경기에 출장할 만큼 그도 기회를 받고 있어 아마 막판까지 폼을 보고 대회에서 선발로 나설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 풀백 자리 경쟁도 오른쪽만큼 치열한데, 그 주인공은 헤수스 가야르도와 헤라르도 아르테가다.
가야르도는 몬테레이 소속으로 스피드가 매우 빠르고 저돌적이며 활동량이 굉장히 왕성하다. 다만 그는 원래 윙어인데 대표팀에서는 수준급의 윙어가 많아 왼쪽 풀백으로 자주 기용되어 이번 대회에서도 기용된다면 이 자리에 기용될 것이다. 다만 본 포지션이 윙어여서 그런지 수비적인 부문에서는 조금 한계를 보인다.
아르테가는 겡크 소속으로 스피드가 굉장히 빠르고 저돌적이며 수비 능력도 우수하다. 게다가 현재 소속팀에서도 리그 11경기나 출장할 정도로 제대로 자리를 잡은 그는 수비적인 부문의 장점 때문에 균형을 맞추거나 수비적인 전술을 펼칠 때, 비교적 가야르도보다 출장 확률이 높다.
골키퍼
이번에 누가 멕시코의 골문을 책임지냐고? 2014년 월드컵 때부터 축구를 봤던 팬들은 당연히 그 이름부터 떠오를 것이다. 맞다. 바로 기예르모 오초아다.
파마머리에 헤어밴드의 이미지부터 떠오르는 초아는 반사신경이 매우 빠르고 판단력이 우수하며 페널티킥 선방 능력도 준수하다. 게다가 큰 대회마다 엄청난 폼을 보여주는 만큼 강심장이기도 해 올해 나이로 37세이지만 이번 대회까지 주전 골키퍼로 나설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4-3-3 포메이션을 펼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도 있고 마르티노 감독은 주로 이 포메이션을 펼쳤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3-4-3 포메이션을 갑작스럽게 펼친 것을 보아 3-4-3 포메이션은 아니더라도 대회에서 경우에 따라 타 포메이션을 펼칠 가능성은 조금 있다. 물론 마르티노 성향상 돌발 상황에서의 전술 변화 능력은 떨어지고 앞서 언급한 쓰리백 포메이션을 펼쳤음에도 0-3으로 패했기 때문에 ‘조금’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멕시코는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번에도 ‘조 2위’로 말이다. 왜냐하면 같은 조에는 우승 후보인 아르헨티나가 버티고 있어 1위는 힘들지만 폴란드와 사우디아라비아는 멕시코 입장에서 해볼 만한 상대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사우디아라비아는 지금까지 단 한 번 16강에 진출했을 정도로 본선 무대에서 굉장히 약한 모습을 보였고, 폴란드는 조직적인 면에서 멕시코보다 밀리기 때문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폴란드도 주포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수비가 약했던 멕시코 입장에서는 특히 경계해야할 부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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