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팀은, ‘빨검의 독수리’ 알바니아다. FC 서울과 같은 색깔을 물씬 풍기는 이 팀은 유로와도 인연이 큰 팀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번 대회가 그들에게 2번째 본선인 만큼 그동안 유로 본선에 오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고, 심지어 첫 번째 대회도 2016년에 치른 대회인 만큼 유로에 이름을 올린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로 본선에 우연히 올라온, 저력이 없는 팀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예선에서 지난 대회 8강을 기록한 체코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있는 폴란드를 제치고 조 1위로 본선 진출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그들과 비교해서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는 점을 본다면 그들의 본선 진출이 더욱 고무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그들의 본선행을 이끈 감독은 브라질 출신의 시우비뉴로 선수 시절 왼쪽 측면 수비수로 뛰어 FC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에서 족적을 남기는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은퇴 이후 인터 밀란, 브라질 대표팀의 수석 코치를 맡으며 선수 시절처럼 화려하게 시작했지만 알바니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기 전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림피크 리옹에서는 5개월 만에, 코린치안스에서는 1년 만에 부진하며 경질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년에 알바니아의 지휘봉을 잡았고, 체코와 폴란드를 제치고 조 1위로 본선행을 이루었기 때문에 나름 역량을 보여주었기도 했다. 그렇지만 알바니아의 본선행이 그의 능력인지 운인지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주목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우비뉴호의 알바니아 스쿼드는 어떻게 구축될까?
공격수
알바니아의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수행할 선수는 콘야스포르 소속의 소콜 치칼레시다. 한때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잠깐 뛰며 K리그 팬들에게도 익숙한 그는 발기술과 연계가 능한 공격수다. 다만 득점 능력이 폭발적이지는 않고 예선에서도 1골(PK)에 그칠 만큼 대표팀에서는 득점적인 부분에서 족적을 남기지는 못하는 선수이다. 그래도 윙어를 소화할 수 있음과 능한 연계는 전술적으로 기용하기에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것이다.
오른쪽 윙어 자리를 소화할 선수는, K리그의 광주 FC 에이스 야시르 아사니가 될 것이다. 날카롭고 강력한 왼발 킥이 장점인 그는 사실 알바니아의 대표적인 에이스 윙어이다. 게다가 지난 시즌에 리그에서 28경기 7골을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활약을 해 광주의 사상 첫 AFC 챔피언스리그행에 크게 공헌할 정도로 폼도 좋아 이번 대회에서 주전으로서 주목을 받을 선수 예약이라고 할 수 있다.
왼쪽 윙어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이 유력한데, 그 후보들은 그라나다 소속의 뮈르토 우주니와 바니야스 소속의 타울란트 세페리가 될 것이다.
정교한 오른발 킥과 위치 선정에 의해 나오는 득점 능력이 장점인 우주니는 비록 이번 3월 A매치에는 부상으로 인해 소집되지 못했지만 경쟁력이 다분한 선수다. 오른발로 자유자재의 득점을 만들 수 있는 세페리는 티라나 소속 시절 36경기 19골을 기록한 만큼 폭발적인 득점이 가능해 충분히 대표팀에서 경쟁력이 있다. 아마 이 두 선수가 왼쪽 윙어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이 유력하다.
미드필더
공격형 미드필더의 자리에 기용할 선수는 사수올로 소속의 네딤 바이라미가 될 것이다. 우수한 발기술로 상대의 수비 라인을 깨는데 능한 이 선수는 알바니아 대표팀에서도 에이스의 등번호인 ‘10번’을 달 정도로 주축의 선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도 에이스의 등번호인 10번을 부여받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
더블 볼란치를 형성할 두 중앙 미드필더는 레체 소속의 윌베르 라마다니와 인터 밀란 소속의 크리스티얀 아슬라니다.
라마다니는 투쟁적인 모습으로 ‘알바니아의 검투사(글래디에이터)’라는 별명을 가진 선수다. 코소보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지만 알바니아 대표팀을 선택해 지금까지 32경기에 나설 정도로 핵심 수비형 미드필더인 만큼 이번 대회에서 아슬라니와 함께 알바니아의 중앙을 지킬 것이다.
많은 활동 범위와 양질의 패스가 장점인 아슬라니 또한 라마다니와 함께 알바니아의 중원 핵심이다. 게다가 인터 밀란에서는 백업 요원으로서 리그 1위 행진에 공헌하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도 주목을 받는 선수이기도 하다.
수비수
알바니아의 중앙 철벽을 구성할 두 선수는, 아탈란타의 베라트 짐시티와 엠폴리의 아르디안 이스마일리가 될 것이다.
알바니아의 주장이기도 한 짐시티는 191cm의 장신과 피지컬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몸싸움과 일대일 대인 수비가 장점인 선수다. 게다가 스피드도 빨라 커버 속도가 우수하고 태클 능력도 일품인데 알바니아에서는 네덜란드의 버질 반 다이크, 대한민국의 김민재, 홍명보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능적인 장점에서 나오는 태클 등의 수비가 일품인 이스마일리는 짐시티와 함께 알바니아의 핵심 중앙 수비수다. 다만 이번 시즌에는 소속팀에서 단 9경기 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알바니아 소속으로 대회에 출전함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자리에는, 알바니아의 대스타인 엘세이드 히사이가 나설 것이 유력하다. 라치오 소속으로 지능적인 수비가 장점인 그는 오랫동안 세리에 A에서 족적을 남길 만큼 알바니아의 대표하는 수비수이다. 게다가 양발이고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다방면의 장점이 있어 이번 대회에서 알바니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에는, 로코모티브 모스크바 소속의 마리오 미타이가 나설 것이 유력하다. 특이하게도 그리스 아테네 출생이자 저돌적인 플레이와 발기술이 장점인 그는 알바니아의 대표하는 왼쪽 측면 수비수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 당연히 주전으로 나설 것이다.
골키퍼
알바니아의 수문장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 예상된다. 바로 브렌트포드 소속의 토마스 스트라코샤와 엠폴리 소속의 에트리트 베리샤의 이야기다.
큰 키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선방이 무기인, 김지수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스트라코샤는 라치오의 대표하는 골키퍼였다. 다만 현재 브렌트포드에서 후보로 밀려난 만큼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어 폼이 의심되지만 알바니아에서는 핵심 골키퍼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정감과 준수한 반응속도에서 나오는 선방이 장점인 베리샤는 골키퍼계의 저니맨으로서 이탈리아 소속의 구단들에 이곳저곳 옮겨 다닌 커리어로 유명하다. 기존에 스트라코샤가 있기는 하지만, 이 선수의 이번 시즌 폼이 심상치 않다는 표현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좋고 예선에서도 간간이 나선 만큼 이번 대회에서 스트라코샤를 밀어내고 주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주로 4-2-3-1 포메이션이 유력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바이라미라는 확실한 공격형 미드필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라마다니와 아슬라니가 더블 볼란치를 형성해 중원을 형성할 수 있어 그들에게 4-2-3-1 포메이션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사실 조에서 최하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같은 조에 전통적인 강호 스페인, 2022 FIFA 월드컵 3위 크로아티아,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가 한데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바니아는 조지아가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가 있는 것과 다르게. 뚜렷하게 다크호스로서 보여줄 스타플레이어가 없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아쉽지만 알바니아의 유로 행보는 조별예선에서 머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예선에서 보여준 저력이 있는 만큼 완전히 기대를 접기는 어렵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대회에서 그들을 볼만하다고 말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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