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0이 개막하기 전, 가장 주목을 받는 조가 있었다. 바로 H조였다.
지금까지 축구를 보면서 많은 죽음의 조를 봤지만 이 H조만큼의 죽음의 조를 본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이제 소개를 하는데 2018 FIFA 월드컵 우승팀 프랑스, 유로 2016 우승팀 포르투갈, 2014 FIFA 월드컵 우승팀 독일이 같은 조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남은 한 팀인 헝가리마저 무시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 팀은 유로 2016에서 포르투갈과 같은 조에 붙어 심지어 1승 2무로 조 1위를 차지했을 만큼 복병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조별예선이 끝났기 때문에 이 조에 대해 간단하게 리뷰하려고 한다.
1라운드 : 독일 0-1 프랑스
예상대로 프랑스의 승리로 끝났다. 왜냐하면 지난 대회에서도 프랑스는 전성기의 독일을 상대로 2-0으로 이겼고 이번 대회에서는 프랑스가 현 독일 선수진보다 더 좋은 선수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득점이 단 한 점밖에 나지 않았다는 것이 고무적이었고 심지어 그 골도 훔멜스의 자책골이라는 점이 내가 대회가 시작하기 전의 예상한 독일치고 선전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물론 득점이 두 번이나 취소되었지만 그래도 지난 2018 FIFA 월드컵의 무기력한 독일보다는 좀 나아진 경기력이었다.
1라운드 : 헝가리 0-3 포르투갈
결과만 놓고 보면 호날두가 ‘킹두’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반전을 보면 우리가 아는 포르투갈의 공격력이 아니었고 특히 리버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조타가 매우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후반전에 오히려 헝가리가 공격적인 흐름을 가져갔고 심지어 오프사이드 반칙에 의해 취소된 헝가리의 선제골을 보면 확실히 포르투갈답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래도 게레이루의 운좋은 선제골 득점은 다시 포르투갈에게 흐름을 가져다 주었고 이후 호날두의 멀티골이 터져 결과적으로는 포르투갈의 완승으로 끝났다. 그래서 나는 솔직히 이번 경기가 단순히 포르투갈에게 좋은 분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기였다.
2라운드 : 헝가리 1-1 프랑스
경기 자체는 프랑스가 주도했다. 그러나 계속 마무리가 아쉬웠고 오히려 선제골은 헝가리의 피올라가 넣는 등 오히려 헝가리의 리드로 전반전이 마무리되었다.
그래도 계속 두들긴 끝에 오르반의 실책을 틈타 그리즈만이 골을 넣었고 그래도 헝가리에게 승리를 내주는 시나리오는 면했다. 그래서 내 생각은, 확실히 프랑스답지 못한 득점력을 독일전에 이어 보여주고 있다.
2라운드 : 포르투갈 2-4 독일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대부분의 예상(포르투갈 승)과 다르게 독일의 주도적인 경기였다. 그래도 호날두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후 디아스와 게레이루의 자책골이 나왔고 하베르츠와 고센스의 추가골이 나와 독일이 4점이나 내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래도 조타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경기는 그대로 독일의 완승으로 끝났다. 나는 이 경기에서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하나는 새로운 스타이자 독일의 확실한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고센스’의 등장이라는 것이다. 독일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자리에 람과 키미히가 있었지만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는 언제나 확실한 선수가 없어 고민이었다.
그러나 고센스의 이번 경기 활약으로 이제는 독일 왼쪽 측면 수비수 자리도 한동안 걱정이 없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역시 포르투갈은 독일에게 매우 약하다는 것이다.
2006 FIFA 월드컵부터 포르투갈은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 번도 독일을 상대로 이기지를 못했고 심지어 가장 최근에 붙은 2014 FIFA 월드컵에서는 4-0 대패라는 기록을 남겼다. 게다가 7년 전보다 더 좋은 선수진임에도 불구하고 그 대회에서의 기록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번에도 4실점이나 했다는 점이다.
3라운드 : 독일 2-2 헝가리
내가 언젠가 칼럼에서 헝가리를 소개할 때 같은 조의 프랑스, 포르투갈, 독일에게 뭍히는 조연이 아니라 오히려 씬 스틸러라는 뉘앙스의 말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저번 경기와 함께 이번 경기에서 확실히 그 씬 스틸러 역할을 한 경기였다.
게다가 프랑스전과 다르게 크게 밀리기는커녕 오히려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심지어 선제골도 헝가리가 넣었다. 그래서 더 아쉬운 것이 헝가리의 승리가 아닌 무승부로 끝났다는 점이다.
만약 헝가리가 이겼다면 H조라는 영화가 매우 재미있는 영화가 되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도 이 경기도 별점 5개가 만점이라면 4개는 주고 싶다.
3라운드 : 포르투갈 2-2 프랑스
이번 경기는 프랑스 팬들에게 이목이 집중되는 경기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전 대회인 유로 2016 결승전에서 프랑스는 포르투갈에게 1-0으로 패배해 준우승을 차지하는 눈물을 삼켰기 때문에 이 경기가 그 경기의 복수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호날두의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팀은 포르투갈이었다. 그래도 바로 벤제마가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넣었고 이후 후반전에 벤제마의 역전골까지 나오며 그렇게 프랑스가 포르투갈에게 복수를 성공하는 시나리오가 완성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포르투갈에게 다시 한 번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호날두가 골을 성공시키며 이 골 이후 더 이상 득점이 나오지 않았고 그렇게 2-2 무승부로 끝났다. 프랑스는 그렇게 복수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했고 그래도 마무리하자면 레알 마드리드 시절 BBC(벤제마-베일-호날두) 공격진을 구축했던 두 공격수(벤제마, 호날두)가 다 한 경기라고 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조의 경기들이 영화로 나왔으면, 적어도 다큐멘터리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대회 전에도 역대급으로 죽음의 조라고 평가를 받았고 대회가 시작한 이후에도 이 조의 경기들은 하나하나가 역대급으로 명승부라 불릴 만했다.
어쨌든 예상대로 다 같이 올라갔으니 정말 누가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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